요즘따라 겁난다. 수능이후 재미있는 일도 많고, 할일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겁이 난다. 아이들도 변했고, 학교분위기도 변했다. 변하지 않은 것은 교육부와 교육청뿐이다. "수능 이후 고3수업 정상화"라는 제목으로 공문이 네차례나 내려왔다고. 그만큼 중요한 사안임을 알고 잘 시행해나가자고. 고3 담임을 너무 오래했나보다. 교장, 교감선생님의 말씀이 왠지 뜬구름 같은 이유는 무얼까? 2002년 이후로 고3의 수능이후 수업이 제대로(이 단어의 뜻이 교육과정의 이수이며, 1-2학년과 같은 생활방식을 뜻하는 것이라면) 이루어진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늘 고3담임들은 아이들을 달래고 어르면서 출석을 요구하고 출석조차 필요없다는 아이들을 이끌어낼 방법으로 다양한 체험학습과 견학학습을 준비한다.(고육지책..
*고3 교실에서 수업이 안되는 이유. -수능공부만 하기에는 재미가 없다. 지친다. 모의고사를 6개월 이상 계속한다고 생각해봐라. -수능공부를 하지 않기에는 사회가 용납하지 않는다. 수능시험을 보고 자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숫자로) 단계지어지기를 바란다. -아니면, 졸라 공부해서 버릇없든 있든 공부만 잘해서(이런 싸가지 없는 녀석을 올해 처음 봤을 때의 느낌... 더러웠다) 수시 1학기 합격증을 받아들고 학교를 취미삼아 등교하든가. -그러니, 고3은 미친 놈들이다. 고3담임도 미쳤다. 양심과 정의를 가르치는 일이 학생의 인생을 그르치는 일이 되었다. 쓰레기를 줍는 일은 버린 애가 할일이 아니라, 돈받고 일하는 학교급사가 해야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마당에, 선생이 단지 선생이라는 이유로 옛날처럼 권위를..
(무표정한 표정) '내 앞에서 새치기 하는 어른 있어. 어떻게 할래?' (굳은 표정) '여기에 줄이 있으니까, 차례를 지켜달라고 할 겁니다. 정중하게' (못미더운 표정) '정말?' (다소 흔들리며) '예' (입꼬리를 올리며) '스물 여섯 살 정도의 청년이야. 그래도?' (자신없이..) '..예' (웃으면서) '그래. 꼭 그렇게 해라' -아이는 내용을 노트에 토씨하나 빠질세라 다 적는다. 아이들 수시면접을 준비하다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이라기보다 이 세상의 어른으로 나는 애들에게 뭘 가르친 걸까? 당연한 행동양식을 확인하고 있다니... 참 어리석었다. 수업시간에 그래도 많은 내용을 읽고 말을 해나가다보면 아이들이 배우고 익히리라 생각했으니까. 아이들은 백과사전식으로 외워야할 것과 그냥 지나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