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나의 가슴에 성호를 긋던 바람도 스치고 지나가면 그 뿐 하늘의 구름을 나의 애인이라 부를 순 없어요 맥주를 마시며 고백한 사랑은 텅 빈 맥주잔 속에 갇혀 뒹굴고 깃발 속에 써놓은 사랑은 펄럭이는 깃발 속에서만 유효할 뿐이지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복잡한 거리가 행인을 비우듯 그대는 내 가슴의 한 복판을 스치고 지나간 무례한 길손이었을 뿐 기억의 통로에 버려진 이름들을 사랑이라고 부를 순 없어요 이 세상의 모든 애인은 모두가 옛 애인이지요 맥주를 마시고 잔디밭을 더럽히며 빨리 혹은 좀 더 늦게 떠나갈 뿐이지요 이 세상에 영원한 애인이란 없어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꿈이다. 영원한 애인이란.... 꿈이다... 오늘 이 순간조차도 애인은 꿈이다.
어제 어제는 네 편지가 오지 않아 슬펐다, 하루 종일 적막한 우편함을 쳐다보다가 이내 내 삶이 쓸쓸해져서, , 李賀의 를 중얼거리다가 끝내 술을 마셨다, 한때 아픈 몸이야 술기운으로 다스리겠지만, 오래 아플 것 같은 마음에는 끝내 비가 내린다 어제는 네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슬펐다, 하루 종일 환청에 시달리다 골방을 뛰쳐나가면 바람에 가랑잎 흩어지는 소리가, 자꾸만 부서지려는 내 마음의 한 자락 낙엽 같아 무척 쓸쓸했다,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면 메마른 가슴에선 자꾸만 먼지가 일고, 먼지 자욱한 세상에서 너를 향해 부르는 내 노래는 자꾸만 비틀거리며 넘어지려고 한다 어제는 네 모습이 보이지 않아 슬펐다, 네가 너무나 보고 싶어 언덕 끝에 오르면 가파른 생의 절벽 아래로는 파도들의 음악만이 푸르게 출렁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