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마치 꿈꾸는 것 처럼
너의 마음 곁에 나의 마음이 눕는다 만일 병가를 낼 수 있다면 인생이 아무려나 병가를 낼 수 있으려고……, 그러나 바퀴마저 그러나 너에게 나를 그러나 어리숙함이여 햇살은 술이었는가 대마잎을 말아 피던 기억이 왠지 봄햇살 속엔 있어 내 마음 곁에 누운 너의 마음도 내게 묻는다 무엇 때문에 넌 내 곁에 누웠지? 네가 좋으니까, 믿겠니? 내 마음아 이제 갈 때가 되었다네 마음끼리 살 섞는 방법은 없을까 조사는 쌀 구하러 저자로 내려오고 루핑집 낮잠자는 여자여 마침 봄이라서 화월지풍에 여자는 아픈데 조사야 쌀 한줌 줄테니 내게 그 몸을 내줄라우 네 마음은 이미 떠났니? 내 마음아, 너도 진정 가는 거니? 돌아가 밥을 한솥 해놓고 솥을 허벅지에 끼고 먹고 싶다 마치 꿈처럼 잠드는 것처럼 죽는다는 것처럼
다른이의 시::.
2007. 4. 12. 10:15
허수경 - 탈상
내일은 탈상 오늘은 고추모를 옮긴다홀아비 꽃대 우거진 산기슭에서 바람이 내려와 어린 모를 흔들 때막 옮기기 끝낸 고추밭에 편편이 몸을 누인 슬픔이 아랫도리 서로 묶으며 고추모 사이로 쓰러진다.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남녘 땅 고추밭 햇빛에 몸을 말릴 적 떠난 사람 자리가 썩는다 붉은 고추가 익는다#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교실에 들어가보지 못했더니 아이들이 내가 화가 나서 오지 않는 것이라 오해를 하더라. 가끔 오던 사람도 정작 보이지 않으면 생각해보는 것이 사람살이겠지. 내일은 슬픔에서 벗어나야겠다. 이 자리, 햇볕에 잘 말리고 슬픔일랑 거름으로 주고.. 아이들을 봐야지. 아이들이 저렇게 자랐는데...
다른이의 시::.
2006. 10. 28. 1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