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에 들어서다..
봄에는 혼자서는 외롭다, 둘이라야 한다, 혹은 둘 이상이라야 한다. 물은 물끼리 흐르고 꽃은 꽃끼리 피어나고 하늘에 구름은 구름끼리 흐르는데 자꾸만 부푸는 피를 안고 혼자서 어떻게 사나, 이 찬란한 봄날 가슴이 터져서 어떻게 사나. 그대는 물 건너 아득한 섬으로만 더 있는데...... *나를 꽃으로 생각하렴. 찬란한 봄날 열두광주리 햇볕 다 받아도 되는...
그냥 그대로 죽고 싶을 때가 있다. 더 이상을 바라지 않을 시간, 더 이하를 바라지 않을 시간에 그대로 멈춰, 꽃잎처럼 하르르 마르고 싶을 때가 있다. *** 내가 아직은 꽃잎처럼 마르고 싶지 않음은 무엇인가 바라는 게 있기 때문 거미처럼 새까맣게 몸을 태우지는 못해도 간절한 소망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