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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녀유혼과 비할 것은 없고,
사랑에 대한 새로운 탐색이 나온 것도 아니고,
여러줄로 엇갈리는 삼각관계를 모태로,
단순한 선악의 대립에서,
갑작스런 악의 반성,
그런데도..로미오와 줄리엣보다 좋았던 것은
영화여서...ㅋ
옛사랑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회자되는 것은 과거로서 변형되지 않은-그러나 숱하게 변형이 가능한-구조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천녀유혼의 애달픈 사랑이나 로미오와 줄리엣의 안타까운 엇갈림 모두 과거이기에 우리는 즐길(!) 수 있는 것이다.
2. 우리가 현재의 이야기를 하는데 어려워하고 혹은 어설픈 것은 항상 변하기 때문-그러나 절대로 가정이 통하지 않는 현재의 상황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진정 사랑이었는지는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흔한 말처럼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니까..
3. 사랑의 전설이라.. 2천년이란 시간은 사랑을 농익게 하는 걸까? 영화를 보는 줄곧 유치함을 떨칠 수 없는 것은 그런 감정주의적 사랑이 불가함을 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 선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넣는 것이 쑥스럽기 때문일지도.
4. 서사구조만 본다면.(하나의 사랑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사랑은 두 사람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한쪽에 선택받지 못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그는 또 늘 자신의 사랑을 위해 같은 자리를 맴돌아야 한다.
-사랑은 자신의 꿈이나 이상(그것이 영생이라고 할지라도)보다도 귀한 것이다.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요괴가 장군을 위해 자신의 생(生)을 버린 것은 누구의 사랑을 위한 것인지.
-요괴를 사랑하는 또다른 요괴. 그는 생(生)의 수단을 제공하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자로 머문다. 사랑은 그렇다.
-사랑은 어쩌면 백번을 떨어져도 죽지 않는 고양이와 같은(여우가 아니라-) 끈질김이 있고, 카멜레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화피가 아닐까..
....감독은 해석 가능한 상징이 아닌, 존재하는 상징의 나열로 영화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