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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갈 줄 알아라

*
박해석 - 사랑
속잎 돋는 봄이면 속잎 속에서 울고
천둥치는 여름밤이면 천둥속에서 울고
비오면 빗속에 숨어 비 맞은 꽃으로 노래하고
눈 맞으면 눈길 걸어가며 젖은 몸으로 노래하고
꿈에 님보면 이게 생시였으면 하고
생시 님보면 이게 꿈이 아닐까 하고
너 만나면 나 먼저 엎드려 울고
너 죽으면 나 먼저 무덤에 들어
네 뼈를 안을

*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이곳도 하늘이다.
사랑하는 이의 뼈를 안고서 한없이 웃고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