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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자는 숲 속길을 걷다가 문득 범종소리를 들었다.
살아갈수록 멀어지는 진심이 내 안에도 진흙 속의 푸른 하늘처럼
펼쳐져 있음을 일깨우는 저 범종소리에, 이미 대나무며
상수리 나무들은 다 깨달아 별스런 일도 없는데, 오직 나 하나만
우둔한 먹통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닌지.
정말 나 하나만 천하의 먹통이라면, 저 범종소리는
다름아닌 무쇠공 같은 나를 깨기 위해 저렇게 거듭거듭
울고 있는 것이리라.
*
*차를 타고 도시의 건물 숲 사이를 걸어간대도 멀리서 문득 범종 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살아갈수록 멀어지는 진심과 그 진심이 통하지 않는 삶속에도, 그래도 푸른 하늘처럼 무엇인가를 꿈꾸게 하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나이들수록 주책만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