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 - 호명
한 번 불려간 것들은 다시는 오지 않는 것인가 내 등 두드리며 여기 서서 기다려라 하고 간 바람은 산 넘고 물 건너가 다시는 오지 않는다 대수풀에 머문 구름에게 물어도 구름 위에 날개 접은 솔개에게 물어도 바람이 한 번 간 곳 알지 못한다 한 번 불려진 별들은 다시는 빛나지 못하는가 간밤에 불려진 한 별 큰 눈으로 지상을 굽어보며 빛나다가 새벽 하늘가로 스러져서는 다시 빛나지 않는다 한 번 흔들린 풀들은 다시는 멈추지 못하는가 제 선 자리를 확인하기 위해 한 번 고개 돌린 풀들 다시는 고개 돌리지 못하고 서서 흔들리다가 누군가의 찬 낫에 이슬을 흘리며 쓰러진다 한 번 눈 부릅뜬 것들은 다시는 눈뜨지 못하는가 여름 잎사귀에 눈 부릅뜬 햇살 하나 잎사귀를 녹이며 구르다가 돌 위에 떨어져 돌을 태우고 다시 눈..
다른이의 시::.
2007. 6. 25. 1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