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 관계, 물들다
-솔에게 햇살에 잘 마른 광목이 마당 가득 펄럭이는 여기는 너의 하늘정원 꽃잎만한 어깨선 위로 채송화 은빛 씨앗 같은 눈을 뜨고 종일 달빛보다 깊은 노래 부르네. 손가락 마디마다 과자 냄새, 볼에 입 맞추면 복숭아 두어 개 둥실 떠올라 한입 가득 베어 물면 까르르 강물 지는 세상. 너의 눈썹을 타고 그 끝에서 새들 무수히 날아가고 붉은 꽃잎 따서 네 열 손가락 물들이면 손가락 끝에서 점점 커지며 자라나는 동그라미 하늘에 올라 뭉게구름 되고 나도 그 꽃잎을 따라 네게 물들거나 구름 위로 몸을 누인다. 물든다. 물든다는 거 물방울이 물방울을 만나 그 투명한 방 속에 간장 종지 같은 살림살이를 들여놓고 살림을 차리는 거라네. 그 방 속에 산을 들이고 하늘을 들여 한세상 가만히 걷는 것이야. 들리지 않니? 세상..
다른이의 시::.
2007. 6. 16. 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