戍鼓斷人行, 수자리 북소리에 사람 발길 끊어지고 邊秋一雁聲. 변방의 가을에 한 마리 기러기 울음소리. 露從今夜白, 이슬은 오늘 밤부터 허옇게 내리우겠지. 月是故鄕明. 저 달은 고향에도 밝게 떠있으리라. 有弟皆分散, 아우들 모두 뿔뿔이 흩어졌으니 無家問死生. 생사를 물어볼 집조차 사라졌구나. 寄書長不達, 편지 보내도 오래도록 도착하지 못할 터인데 況乃未休兵. 하물며 전란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야... #달밤에 아우를 생각할래야 가족관계가 그렇게 되지 못하는데....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하셨다는 소식에도 자리에 앉아 전화만 드려야하니 마음이 편치 못하다. 수화기 너머 아버지도 그러셨을까. 목소리가 많이 흔들리셨다.
파고다공원-정호승 아버지 파고다공원에서 '영정 사진 무료 촬영'이라고 써놓고 플래카드 앞에 줄을 서 계신다 금요일만 되면 낡은 카메라 가방을 들고 무료 봉사 하러 나온다는 중년의 한 사진사가 노인들의 영정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다 노인들의 흐린 햇살 아래 다들 흐리다 곧 비가 올 것 같다 줄의 후미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아버지는 사진은 나중에 찍고 콩국수나 먹으로 가시자고 해도 마냥 차례만 기다린다 비둘기가 아버지의 발끝에 와서 땅바닥을 쪼며 노닌다 어디서 연꽃 웃음소리가 들린다 원각사지 십층석탑에 새겨진 연꽃들이 걸어나와 사진 찍는 아버지 곁에 앉아 함께 사진을 찍는다 사람이 영정 사진을 준비해야 하는 나이가 되면 부처님께 밥 한 그릇은 준비해야 하는 나이가 되면 부처님께 밥 한 그릇은 올라야 하는가 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