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권 - 白紙 3
방황하는 이 옆에서는 아무 질문도 하지 말 것. 침묵으로서, 그에 합당한 예의를 갖출 것. 그 옆에서는 다만 공손함으로써 그 영혼에 합당한 예절을 갖출 것. 요란스러운 화장기를 벗길수록 인간의 영혼이란 고통, 그 자체에 지나지 않는 것,살아온 날들과 또 살아야 할 수많은 날들의 두려움에 대하여 지상(至上)의 위안이란 마치 간섭과도 같은 것. 그것은 또한 내가 내 스스로에 행하는 강요와도 같은 것. 때때로 침묵함으로써, 이 시간에 나는 마음과 영혼과 빈손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생명을 느끼고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은 결국 뼈를 찔리는 일이 아닌가, 뼛속 깊이 찔리는 그 실감나는 시간의 축적인 영혼. 흔히 바쁘게 지나치다가도 유정한 눈길을 주다 보면 백지는 비어 있음으로써 충일한 불을 켜고 있다 . # 산..
다른이의 시::.
2006. 10. 20. 13:19